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송언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국민의힘이 연일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을 띄우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맞불 대신 '로우키(저자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정조사 협상 모멘텀을 유지한 채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이슈로 공세를 전환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안정적 정국 관리를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여야는 지난 18일 오후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과 관련해 협의했지만, 조사 방식을 두고 이견을 릴박스 좁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협상결렬 선언 후 단독 '국정조사요구서' 제출 대신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오는 27일 본회의까지 '일방 처리'하지 않기로 하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단독 처리를 시사하며 '강 대 강' 대치를 감수할 듯한 분위기였다. 지난 16일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기자간담회에서 " 오리지널골드몽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으면 국조 요구서를 단독으로라도 낼 생각"이라고 재확인하면서 단독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던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주 들어 매일 대장동 관련 규탄대회를 열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서도 사실상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동혁 당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남욱 변호사 소유 빌딩 앞에서 "대장동 항소포 알라딘릴게임 기는 민생에 쓰여야 할 7800억원을 범죄자에게 돌려준 심각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정면 대응을 삼가고, 오세훈 시장 관련 논란으로 이슈를 돌리고 있다. 최근 종묘 앞 고층 개발 문제와 한강버스 운영을 집중 타깃으로 삼아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검증완료릴게임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부근에서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춰 있다. 2025.11.16 [사진=연합뉴스]


박지혜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서울시와 감사원이 한강버스 사업에 대한 감사를 사실상 방치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사업임에도 감시·점검 체계는 제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역할을 하지 못했고, 그 공백이 잇따른 안전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오 시장이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공개토론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유네스코가 고층 건물에 의한 세계유산 종묘의 훼손을 우려해 권고한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사실상 거부하면서,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우려를 정치공세로 치부하며 공개토론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명태균 게이트' 수사, 서울시민의 분노를 산 한강버스 사태까지 겹치며 해명해야 할 실정과 의혹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검찰을 향해서도 연일 공세를 퍼붓는 상황이다. 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건태 부위원장은 "대장동 사건에서 정영학 녹취록 조작, 정영학 엑셀 파일 조작, 밀집 면담 조사를 통한 진술 조작 등 자료와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 의혹과 혐의에 대한 감찰 및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 이슈를 정면으로 받지 않는 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오히려 양당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자, 민주당으로서는 국민의힘의 공세에 굳이 호응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4일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46.7%, 국민의힘은 34.2%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보다 0.2%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0.6%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 2025년 11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 [사진=리얼미터]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대응 기조에 대해 연말 정국 불리한 상황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현재) '무시하기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여론이 나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당지지율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랐고,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항소 포기의 여파가 크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순방 중인데다 (한미 통상·안보 협상 공동 설명자료의) 핵잠수함 이슈 등도 존재해 대장동 이슈 자체의 비중을 낮추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장동 국정조사가 두려운 것"이라며 "(국정조사에 들어가면) 여러 사람이 나와서 얘기할 텐데, 그러면 연말 정국이 '대장동 정국'이 돼 버린다. 결코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장동 이슈가 커지게 되면) 대장동 얘기할 때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각나게 되고, 혹시나 큰 비리가 드러나면 내년 초 민심 이반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굳이 앞장설 이유는 없다. 대신 '검찰의 무리한 수사' 등을 부각하며 국면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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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