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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국제사회 만류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점령을 위한 지상 공격을 밀어붙이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역 특혜 중단’을 추진한다. 유럽연합이 관세 등으로 이스라엘 압박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6일(현지시각)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7일 각 회원국에 ‘유럽연합-이스라엘 협정’ 중 무역 관련 조항 중단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발효된 이 협정의 무역 조항은 유럽연합에 수입되는 이스라엘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품 상당수에 관세를 면제하거나 저율 관세를 적용한다. 조항 효력이 정지되면 이스라엘엔 없던 관세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이 조처는 이스라엘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거라고 칼라스 대표는 내다봤다. 유럽연합이 이스라엘의 최대 수출 상대국이기 때문이다. 칼라스 대표는 “지난해 유럽연합-이스라엘 간 교역 규모는 426억유로(약 70조원)에 달했다 연체자무직자 . 이중 37%가 (관세 면제 등) 특혜적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번 조처는 분명히 이스라엘에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10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협력 기금 중단도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1400만유로(230억원)어치 프로젝트가 멈추며, 앞으로도 매년 고양농협대학 600만유로(98억원) 집행이 중단된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집행위는 (이스라엘 정부의) ‘극단주의적 장관들’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폭력적인 (유대인) 정착민들’에 대한 제재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집행위가 관세를 앞세운 제재 카드를 꺼낸건 이스라엘이 15일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서 지상 공격을 개시한 소득공제 것이 계기가 됐다. 가자지구 인구 약 210만명 중 60만명 이상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어 대규모 민간인 인명피해가 예상된다. 유럽연합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유럽연합은 이스라엘에 가자시티 작전을 강화하지 말라고 거듭 촉구해왔다. 군사적 개입은 더 많은 파괴와 죽음, 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제재와 별개로 프랑스·영국· 주택대출이자연말정산 벨기에 등 유럽 각국은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릴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 압박하고 있다.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총리는 15일 기자들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움직임이 전세계에서 일고 있다”며 “룩셈부르크 정부는 다음주 (유엔)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군사적 논리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파괴적인 작전을 끝내기를 촉구한다”(프랑스 외무부), “(가자시티 공세는) 극도로 무모하고 끔찍하다”(영국 외무장관) 등 각국 정부 비난도 이어졌다.
다만 제재 패키지가 각 회원국 대표로 구성된 유럽연합 이사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유럽연합이 이스라엘과의 무역 협정 등을 중단하려면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중 최소 55%(15곳)이 찬성하고, 찬성한 국가들의 인구가 전체의 65% 이상이어야 한다. 독일·이탈리아 등 큰 나라가 반대하면 안건이 통과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7월에는 집행위가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유럽연합 연구기금 지급 중단을 제안했지만 독일·이탈리아가 찬성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스라엘은 유럽의 제재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무역 제재 등) 전례 없는 제안은 다른 어떤 나라에도 적용된 적 없고, (무장정파 하마스의) 테러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을 해치려는 분명한 시도”라며 “제재를 통한 압박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