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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곡가가 여성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 지휘자 육성에 헌신한 원로 여성 지휘자에게 헌정한 작품. 지휘자 앨런 길버트(58)가 독일 엔디아르(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선보일 ‘요동치는 바다’에 담긴 사연이다.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 출신인 길버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한 강화에 대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초연한다.
출발점은 미국의 흑인 민권·여성운동가이자 시인인 오드리 로드(1934~1992)의 시 ‘여자가 말하다’였다. 로드가 19 욕해드림 78년에 쓴 이 시는 격렬한 바다의 이미지를 통해 여성의 힘과 분노, 저항과 에너지를 표현한다. 이 시에 ‘요동치는 바다가 세차게 부딪치는’이란 구절이 나오는데, 곡의 제목을 여기서 따왔다. 이 시에 감명받은 영국 태생 작곡가 애나 클라인(45)이 2018년 작곡한 이 곡은 연주 방식부터 독특하다. 모든 연주자가 탭댄스라도 추듯 발을 구르며 리듬을 강조한다 쌍용자동차 신차 . 그 사이사이 웅얼거리듯 허밍으로 노래도 한다. 곡의 마지막 음이 끝나는 순간, 단원 전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장면도 이채롭다.



‘요동치는 바다’를 작곡한 영국 태생 작곡가 애나 클라인. 유튜브 갈무리


클라인 자산관리공사환승론 은 이 곡을 미국 지휘자 마린 알솝(69)에게 헌정했다. 2022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지휘봉을 잡아 국내에도 낯익은 바로 그 지휘자다. 볼티모어 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으며 여성 최초로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를 이끈 알솝은 2002년부터 ‘다키(타키) 알솝 지휘 펠로십’을 통해 여성 지휘자 육성에 힘썼다. 알솝은 ‘요동치는 서울직장인 바다’를 2019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개막식에서 전원이 여성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초연했다. 유럽에선 ‘세계 여성의 날’인 3월8일이 되면 이 곡을 연주하는 게 관행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짧지만 강렬하고 흥미로운 곡이죠. 우리가 모두 들어야 할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길버트 은행담보대출 금리비교 는 “이 곡을 정말 좋아해 여러 차례 연주했는데, 한국에서 이 보편적 가치를 함께 나누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휘자 마린 알솝(오른쪽)이 볼티모어 심포니를 지휘해 작곡가 애나 클라인의 작품을 녹음한 낙소스 음반. 마린 알솝 누리집


이번 내한공연에선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8)이 협연하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도 함께 연주한다. 길버트는 “함부르크가 브람스의 고향인 만큼, 이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브람스 음악엔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했다. 엔디아르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1945년 함부르크에서 창단돼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다 2017년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 개관과 함께 이름을 바꿨다. 2015년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두번째 내한이다.
길버트는 42살에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낙점될 만큼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백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모두 뉴욕필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했다. 2009년 로린 마젤의 뒤를 이어 뉴욕필 최초의 뉴욕 출신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며 기대를 모았는데, 현대음악을 적극적으로 연주했다. 그의 후임 뉴욕필 음악감독이 현재 서울시향을 이끄는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