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향 연출이 16일 서울 종로구 선돌극장에서 열린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프레스콜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극단 고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지만, 남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잖아요.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류이향 연출이 16일 서울 종로구 선돌극장에서 열린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프레스콜에서 이번 공연의 주제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납골당 드라이브'는 소수자의 삶을 비추며, 그 속에서의 상실과 사랑,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게이인 민석과 레즈비언 현영은 친구사이로 동거를한양증권 주식
하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사랑하는 사람을 사별로 잃은 아픔을 겪었다.
류 연출은 "성소수자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확장하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영과 민석은 모두 사별자이기도, 성소수자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가진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를 선택하고, 연대하는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민석의 연인마법의돈관리
이자 작가인 형식은 게이가 주인공인 소설을 써서 공모전에 내지만 "당사자성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다.
류 연출은 이 장면을 들어 성소수자를 담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극에 나오는 말은 사실 제가 들었던 말"이라며 "성소수자라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아파야 당사자성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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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야기인데 이성애자로 하지 왜 성소수자로 했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그럼 안 되는 이유는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냥 자연스러울 수 있는 것"이라고 보탰다.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공연 장면. (사진=극단 고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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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과 민석이 떠난 이들을 추억하는 모습은 언뜻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다. 현영은 다른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하는 민석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민석은 현영을 향해 "우리는 남은 사람들이잖아. 기억해줘야 하는 사람이잖아"라며 비난을 하기도 한증권속보
다. 그러나 극의 말미 이들은 다시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계속 함께 살아가기로 한다.
류 연출은 "민석과 현영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고, 부모님이나 주변 환경을 겪으면서도 또 살아가야 하지 않나. 남아있는 사람은 살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죽음과 남겨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세월호·이태원 참사와 함께 서현역 흉기 난동을 꺼냈다.
"서현역 사건 때 10분 차로 그곳을 벗어난 뒤 사건에 대한 뉴스를 봤다"고 떠올린 류 연출은 "만약 내가 떠나거나, 내 주변사람이 떠나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됐다"고 털어놨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공연 분위기가 그리 무겁지만은 않다. 여기에는 클럽이나 노래방 등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이 곁들여진 장면이 톡톡히 역할을 한다.
류 연출은 20대 후반을 떠올렸을 때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공간으로 클럽과 노래방을 선택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시절은 광란의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포장된 건 없지만 지금 이 순간, 그냥 흔들 때는 그것 하나만 생각할 수 있는 나이"라며 "본능적으로 이 작품을 쓸 때 노래방, 클럽, 반짝이는 조명을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공연 장면. (사진=극단 고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은 지난해 '더블데이트 잠시-멈춤'이란 제목으로 워크샵을 선보였다. 이번 본공연에서는 '납골당 드라이브'로 제목을 손봤다.
류 연출은 "네 명의 인물이 데이트를 할 때도 차를 탔고, (민석과 현영이) 납골당에 갈 때도 차를 탄다. 형식이 뺑소니 사고로 죽은 뒤 민석이 이를 극복하려고 계속 운전을 한다"고 짚으며 "관객들도 같이 납골당으로 향하는 드라이브이자, 납골당에서 떠나오는 드라이브"라고 풀이했다.
이날 개막하는 '납골당 드라이브'는 19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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